석 달 문 닫고 메뉴를 9가지로 줄인 형제, 맥도날드 형제 2-1
전 세계 어디서나 보이는 노란 M자 간판. 그 이름의 주인은 맥도날드라는 성을 가진 두 형제다. 형 모리스와 동생 리처드다.
많은 사람이 맥도날드를 세운 사람으로 레이 크록을 떠올린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아는 패스트푸드 방식을 처음 만든 건 이 형제였다. 2-1편에서는 형제가 패스트푸드를 만들어 내기까지를 따라가 봤다.
42년 일한 아버지가 빈손으로 쫓겨나던 날
형제는 미국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서 태어났다. 모리스는 1902년, 리처드는 1909년생이다.
아버지는 신발 공장에서 42년을 일했지만 연금 한 푼 없이 해고됐다. 이를 지켜본 형제는 쉰 살이 되기 전에 백만 달러를 벌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해진다.
고등학교를 마친 형제는 캘리포니아 할리우드로 건너가 영화 촬영장에서 세트를 옮기는 일을 했다. 직접 극장도 운영해 봤지만 잘되지 않았다.
핫도그 가판대에서 바비큐 드라이브인으로
1937년 형제는 로스앤젤레스 근처 몬로비아 비행장 옆에 작은 핫도그 가판대를 열었다. 얼마 뒤 10센트짜리 햄버거도 팔기 시작했다.
1940년에는 동쪽으로 약 60km 떨어진 샌버나디노로 옮겨 '맥도날드 바비큐'를 열었다. 메뉴만 25가지였고, 카홉이라 불리는 종업원이 차까지 음식을 날라 주는 드라이브인이었다.
가게는 동네 10대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이 됐다. 형제는 언덕 위 저택을 사고 해마다 새 캐딜락을 바꿔 탈 만큼 돈을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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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제의 첫 가게가 있던 캘리포니아 샌버나디노 자리, 지금은 비공식 박물관이다 (사진: Cogart Strangehill, CC BY-SA 2.0, 위키미디어 공용) |
장사는 잘되는데 남는 게 줄었다
그런데 속을 들여다보면 문제가 많았다. 비싼 바비큐 샌드위치는 거의 팔리지 않았고, 그릇과 컵은 깨지거나 사라졌다. 10대들이 몰리자 가족 손님은 발길을 끊었다.
장부를 살펴본 형제는 매출 대부분이 햄버거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25가지 메뉴 가운데 정작 돈을 버는 건 한두 가지였다.
카홉 여럿을 두는 인건비도 이익을 갉아먹었다. 형제는 고민 끝에 메뉴를 늘리는 대신 줄이는 쪽을 택했다. 손님을 더 끌어오기보다 남는 것을 지키기로 한 것이다.
석 달 문을 닫고 메뉴를 9가지로 줄이다
1948년 가을, 형제는 잘나가던 가게 문을 석 달 동안 닫았다. 그리고 가게를 통째로 뜯어고쳤다.
메뉴는 햄버거, 치즈버거, 감자칩, 파이, 탄산음료, 우유, 커피 등 9가지만 남겼다. 햄버거 값은 절반인 15센트로 내렸다. 감자칩은 얼마 뒤 감자튀김으로 바뀌었다.
그릇과 컵은 종이 포장지와 일회용 컵으로 바꿨다. 햄버거에는 머스터드, 케첩, 양파, 피클 두 조각만 똑같이 넣었다. 고기 굽는 사람, 양념 넣는 사람, 셰이크 만드는 사람을 따로 두어 공장처럼 일을 나눴다.
카홉은 모두 내보내고, 손님이 직접 창구에서 주문해 받아 가게 했다. 형제는 이 방식을 '스피디 서비스 시스템'이라 불렀다.
우리 방식은 속도, 낮은 가격, 많이 파는 것에 모든 것을 걸었다. (리처드 맥도날드)
| 1953년 문을 연 다우니 가게의 옛 간판, 형제 시절 모습 그대로다 (사진: Northwalker, CC0, 위키미디어 공용) |
야유에서 줄 서는 가게로
다시 문을 열자 처음 몇 달은 손님이 뚝 끊겼다. 차 안에서 음식을 받던 단골과 해고된 카홉들은 언제 예전으로 돌아가느냐며 형제를 놀렸다.
하지만 싼값에 빨리 먹을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자 노동자와 가족 손님이 몰려왔다. 1951년 이익은 바꾸기 전보다 40% 늘었다.
전국의 식당 주인들이 형제의 주방을 보러 샌버나디노를 찾았다. 사람들은 형제를 '식당업계의 헨리 포드'라고 불렀다. 훗날 타코벨을 세운 글렌 벨도 이 가게를 보고 배웠다고 밝혔다.
큰 회사들도 손을 내밀었다. 우유 회사 카네이션이 동업을 제안했지만 형제는 거절했다. 대신 가게 방식을 그대로 파는 가맹 사업을 택했다.
형제는 건축가 스탠리 메스턴에게 가맹점용 건물 설계를 맡겼다. 건물 양옆에 커다란 노란 아치를 세운 디자인이었다. 메스턴은 아치가 마음에 들지 않아 "넣기는 하겠지만 내가 했다고는 말하지 말라"고 했다고 전해진다.
1953년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첫 가맹점이 문을 열었다. 지금의 노란 아치 간판이 처음 걸린 곳이다. 같은 해 문을 연 캘리포니아 다우니 가게는 지금도 영업 중인 가장 오래된 맥도날드다. 1954년까지 형제는 가맹점 21곳을 팔았다.
1954년, 밀크셰이크 기계를 팔던 한 외판원이 샌버나디노를 찾아온다. 그 이야기는 2-2편에서 이어진다.
참고: Wikipedia, Richard and Maurice McDonald, PBS SoCal, New England Historical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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